“사이비 전문가, 가족, 본인 때문에 실패”
얼마 전 남편을 사별한 미망인이 사무실을 찾았다. 로펌를 선임해 상속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데, 변호사비는 변호사비 대로 들고, 일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서류를 남겨두고 가면 검토하여 결과를 알려 주겠다고 했다.
서류를 검토하면서 그 로펌이 결정적인 잘못을 저질렀다를 사실을 발견했다. 남편의 사망 후 리빙트러스트를 관리하면서 십여군데서 실수 것도 찾아냈다. 보고서를 작성해 그 미망인을 다시 만났다.
첫 번째 반응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수 십년 동안 상속분야를 전문으로 해 온 커다란 로펌이 그런 실수를 했을 리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필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그 로펌에 보내기로 했다.
바로 답신이 왔다. 실수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그 미망인에게 실수가 매우 심각한 것이라는 점과, 그 로펌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법률적인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부분은 새로운 보고서로 정리되어 그 로펌에 전달되었다.
곧 연락이 왔다. 대수롭지 않은 실수라던 그 로펌에서 파트너가 다른 변호사들을 대동하고 그 미망인의 집을 찾았다. 합의금으로 $25,000짜리 수표를 들고 왔다. 소송 대신 합의를 해준 것에 대해 수 차례 감사를 표시하고 돌아갔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이 있다. 잘못 작성한 상속계획을 믿고 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상속계획이 자주 실패하는 것일까?
첫째, 사이비 전문가들 때문에 실패한다. 상속계획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상속법 뿐만 아니라 트러스트, 세법, 재산법, 회사법, 부동산법, 정부혜택, 사망 후 재산 처리 절차, 금융상품 (생명보험, 은퇴플랜, 어뉴이티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기 가족 일처럼 대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주변을 보면 리빙트러스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가지고 전문가 행세하는 변호사들도 많다. 변호사 자격도 없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얻은 서류양식을 가지고 상속서류 백 여 개를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경우도 봤다. 평생 고생하며 모은 재산을 그런 사이비들에게 맡긴 사람과 그 가족들이 겪을 고통은 어쩌란 말인가?
둘째, 가족들 때문에 실패한다. 부모님 상속계획에 불만을 품고 불화를 일으키는 자녀들이 있다. 가족들이 고인의 상속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을 위험도 있다. 예를 들어, 리빙트러스트를 만들고 사망하면, 상속법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가족들이 비밀리에 재산을 처분하게 된다. 가족들이 공모할 경우 고인의 상속계획과 다르게 재산이 분배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속계획을 세우는 본인의 잘못으로 실패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죽음에 대해서 얘기하기 싫어하는 우리 한인들은 너무 늦을 때까지 상속계획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생각에 사로잡혀 균형감을 상실한 경우도 있다.
성공적인 상속계획을 세우고 싶다면 실패하는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사이비 상속 전문가를 피해 진짜 상속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가족들의 성향, 재정 상태, 가치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늦지 않게 미미미리 균형있는 상속계획을 세워야 한다.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상속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될 수 밖에 없다. 제대로 된 상속계획이 있어야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가족과 주변에 더 큰 축복을 남길 수 있다. 미리미리 전문가와 상의해 상속계획을 세우고 정기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