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상속 내용도 공개돼”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힘들고 슬픈 일이다. 사실 그 슬픔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우리는 장례를 치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사망한 가족의 재산을 정리하는 일이다 (estate administration이라고 함).

상속 재산을 정리하는 절차는 쉽게 말해 사망한 사람 이름으로 되어 있는 재산을 살아 있는 사람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돌아 가신 아버지 이름으로 되어 있는 은행계좌나 집의 명의 (title)를 상속 받는 사람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다.

물론 특별한 어려움 없이 비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유산이 분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망한 사람이 가지고 있던 옷이나 책, 가구 등은 가족들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비공식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이다. 부동산의 경우 등기된 기록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재산을 정리할 때,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프로베이트 (probate)라는 절차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첫째, 비용이 많이 든다. 100만불을 남기고 사망할 경우 프로베이트 비용은 46,000불이 든다 (변호사비 및 유언집행인 비용). 만약, 상속재산이 더 많거나 소송이라도 발생하면 수 만불, 수 십만불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둘째, 시간이 많이 걸린다. 간단한 경우라도 보통 1년 이상 걸린다. 가족들이 유산을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것이 공개된다는 단점이 있다. 사망한 사람의 재산 및 채무, 상속 내용이 낱낱이 공개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프로베이트란 법원을 통해서 상속 재산을 정리하는 절차를 말한다. 일단 유언집행자가 프로베이트를 신청하면, 법원에서는 유언집행자의 권한을 확인하는 서류 (letters testamentary, letters of administration이라 함)를 발급한다. 이 서류를 받은 유언집행자는 4개월 이내에 법원에 재산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그 후 채무와 세금을 변제하고 남은 재산은 법원의 승인을 받아 상속인들에게 상속된다. 부동산의 경우 법원의 상속 명령서 (distribution order)를 부동산이 소재하고 있는 카운티의 등기소에 등기하면 된다.

만약, 유산이 15만불 보다 적으면 프로베이트를 거칠 필요가 없다. 사망 후 40일 후 간단한 절차를 거쳐 상속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받는 사람이 배우자일 경우에는 유산의 액수에 상관없이 배우자상속청구 (spousal property petition) 방법을 사용한다. 아울러, 배우자 공동 재산 (community property)로 되어 있는 부동산은 배우자 사망 후 40일이 지나면 살아 남은 배우자가 처분할 수 있다.

더 좋은 방법은 리빙 트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리빙트러스트를 작성하고, 리빙트러스트 이름으로 재산의 명의를 사망하기 전에 이전하면, 프로베이트를 피할 수 있다. 사망 후에 재산을 짧은 기간에 (보통 1달 이내)에 정리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상속 내용도 공개되지 않고 가족만의 비밀로 남게 된다.

요약하자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프로베이트라는 과정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비용 뿐만 아니라 재산, 채무, 및 상속내용이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이 때, 프로베이트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리 미리 리빙트러스트를 작성하고 상속계획을 세우는 것이다.